나의 아파트 4채+1채 매수 스토리: 실패와 성공, 그리고 Lessons learned
➊ 첫 번째 아파트: FOMO의 산물
처음으로 아파트를 매수한 건 n년 전 부동산 불장이 한창일 때였음. 다들 "개집도 오른다"고 할 때라 나도 안 사고 버티기 힘들었음. 결국 선택한 곳은 서울에 가까운 경기권, 직주근접이 좋은 대단지 아파트. 갭투자로 진입했고, 내 돈은 n억으로 크게는 안들어 갔음. 계약부터 잔금까지 6개월 정도 텀을 두면서 시간적 여유도 챙김. 그리고 단지 내 같은 평형 중 RR으로 뽑아 계약. 이 부분은 정말 잘한 선택이었음.
그런데 실패 포인트도 명확했음:
'용적률'이라는 개념조차 모를 때라 나중에 보니 용적률이 너무 높아 리모델링도 불가능한 아파트였음. 완전 전형적인 FOMO 매수였던 셈. 사실 좀 더 공부하고 하락장에서 샀더라면 더 좋은 기회를 잡았을 수도 있었는데… 첫 경험이 다 그런 거 아니겠냐며 심심한 자기 위로 중 ㅎ
그리고 잘한 점으로 기록하는 '적은 갭'이 나중에는 발목 잡음. 왜냐하면 높은 전세가가 시간이 지나 역전세를 불러왔기 때문 ㅎ 그래서 갭투자는 오래 하는 건 아닌 듯. 특히 내 물건 같이 용적률 높아 재건축은 커녕 리모델링 소리도 안 나오는 곳이라면... (이런 물건 팔면서 브리핑 제대로 안하는 중개사들이 양심 없던 거라고 개인적으로는 평가 함ㅎ)
- 잘한 점: 대단지 직주근접 우수 아파트, 적은 갭 투자, RR 선택
- 못한 점: 부동산에 대해 잘 몰랐음. '용적률' 개념도 모름. 적은 갭투자 즉 높은 전세가가 나중에 역전세를 부름.
➋ 두 번째 아파트: 청약의 역습
첫 번째 아파트를 사자마자 청약 당첨이라는 기적이 일어남 (이게 말이 되냐 하지만 말 안되는 일도 일어나고 말 되는 일도 안되는 것이 인생사.. 쿨럭) 정확히 말하면 첫번째 아파트의 가계약금을 넣자마자 지난 n년간 넣어오던 청약 당첨 됨.
사실 그 전에는 청약 넣는 족족 떨어지던 차 였음. 첫 번째 언급한 갭투자 아파트 계약 바로 직후에 더 좋은 입지 및 동네, 더 큰 대단지, 더 좋은 브랜드의 아파트에 당첨 됨. 쩐도 딸리고, 이미 첫번째 아파트 갭투가 들어간 상태였기 때문에 고민이 좀 됐지만, 이론 상으로는 무주택 상태에서 (모집공고일 기준) 넣은 청약이었기 때문에 법적으로 전혀 문제 없었고 그래서 그냥 고고 하기로 함.
이때 잘한 점은 '적법한 건 걱정 말고 밀어붙여라' 라는 교훈을 얻었다는 것.
웃긴 건 그 전에 김포 어디에 청약 당첨됐는데 나중에 소득 초과로 취소된 적도 있었음. 국토부에 전화해서 난리도 쳤지만 연봉 높은 죄로 (...) 결국 취소됐음. 그런데 결과적으로 더 좋은 아파트에 당첨된 게 신의 한 수. 취소된 그 김포 아파트보다 더 대단지에 입지도 위치도 앞으로 발전 가능성도 더 높은 곳이 되었기 때문에...
못한 점도 있음:
당시 신용대출 한도를 풀로 안 땡긴 것. 외국계 회사 재직 중이라 신용대출 6~7억까지 가능했는데, 정부가 "1억 이상 신용대출 받아서 부동산에 쓰면 다시 회수한다"라는 정책에 너무 순진하게 따랐음. 결국 정확히 9,900만 원만 대출받고 나머진 포기. 아주 미쳤지 내가.. 누구 좋으라고 그걸 곧이곧대로 믿고 따랐는지. 무슨 순종시민상 정도나 받으려고 했는지 모르겠음. 나름 사회생활 n년차 인데 돌이켜보니 너무나 나이브 했던 태도 였음. 나중에 내 이야기를 들은 친구 및 지인들 말로는, 내가 조선시대 살았으면 동양척식주식회사 같은데서 발표하는 온갖 감언이설 믿고 갖고 있던 농지 홀딱 팔아버릴 위인이라고... 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만이 나를 구원할 수 있다! 각자도생!
- 잘한 점: 의도치 않게 갑작스럽게 2주택자가 되었으나 포기하지 않은 것.
- 못한 점: 대출 풀로 안 땡긴 것.
➌ 세 번째 아파트: 번갯불에 콩 볶듯 산 집
의료 검사 때문에 처음 가본 동네에서 우연히 신축 아파트 촌을 발견.
받으러간 의료 검사는 대충대충 하고 나와서 그 동네 부동산을 쫙 도는데... '이 동네, 앞으로 뜬다'는 확신이 한 방에 옴 (이미 뜨는 중 이었음). 그렇게 한 방에 촉이 온 이유는 그동안 임장을 여러 군데 다녀본 덕분 임. 여기서 임장의 중요성과 평소에 발품 팔기 & 새로운 동네 가서 구경해서 안목을 키우고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포기하지 못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나 스스로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함을 배움. 메타 인지가 정말 중요 함.
그리고 결정적으로, LTV가 직전에 임장 가서 상담 받았던 아파트들 보다 더 많이 나오는 걸 보고 여긴 현재 시점 저평가됐다는 걸 알았음. 부동산의 집주인 네고도 큰 몫을 했음. 네고 통 크게 해주면 빠르게 가계약금 쏜다고 딜을 걸었고 그게 성공 함. 흡족하게 바로 가계약금 쏨.
그런데 그 후 전쟁이 터지면서 주가가 쭉 빠짐. 자산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을 주식으로 불려나가던 터라 주식 장이 출렁거리는 통에 마음 고생 좀 함 ㅠㅠ 그래도 어찌어찌 잔금 마련하여 최종 계약에 성공 했고, 덕분에 지금까지 신축 첫 입주민으로 n년째 살고 있음.
결론적으로 우리 집값은 원 분양자가 우리에게 팔았던 가격에 세금을 제한 이익보다 두 배 더 올랐음. 지금 당장 팔아 세금 다 떼도 더 많이 남는 상황이라 요즘 매일 행복해하면서 살고 있음 ㅎㅎ
- 잘한 점: 다양한 임장 경험을 통한 빠른 판단. 저평가된 동네 & 단지 알아 봄. 네고 지르던 야수의 심장. 빠른 가계약금
- 못한 점: 복비를 조금 네고할 수 있었는데 이를 간과 함. 집주인과의 네고도 좀 더 과감하게 했더라면 좋았을 듯(?)
➍ 네 번째 아파트: 퇴직금으로 잡은 분양권
몇 년 전 회사에서 대규모 해고 사태가 있었음. 퇴직금으로 n천만 원이 들어왔는데, 이 돈을 그냥 놔두면 차 바꾸고 해외여행 몇 번 가고 어쩌고 하면 끝날 것 같았음.
그래서 받은 날 바로 지금 사는 동네 분양권을 더 넓은 평수, 더 좋은 브랜드, 더 대단지 아파트로 구매 함.
이게 신의 한 수였음.
분양권 완판이 금방 이뤄졌고, 지금도 이 동네 평당가는 계속 오르고 있음. 게다가 잘 아는 동네에 분양권을 구입한 거니 현재 우리집에서 오다가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 함. 집 지어지는 과정 보면서 너무 뿌듯함. 다 지어지면 세 번째 아파트는 팔 건지 월세나 전세 놓을 건지 고민 중이지만 파는 방향으로 기우는 중.
못한 점?
굳이 꼽자면 조금 더 일찍 살 걸… 하는 아쉬움 정도? ㅋㅋㅋ 분양가가 상당히 오른 상태에서 샀기 때문에. 같은 동네에 위치했지만 몇 년의 시간차로 인해 평당가가 제법 오른 상태에서 구매. 아직 완공될려면 멀었고 입주까지 해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선 매우 만족 중.
- 잘한 점: 퇴직금 들어온 돈 1푼도 안쓰고 고스란히 분양권 바로 구매.
- 못한 점: 좀 더 빨리 구매할 걸.. 평당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매수 함.
➎ 다섯 번째 아파트: 현재 진행 형
아직 등기까지 가지는 않은 물건이고 내 소유도 아니지만, 가족의 내집마련을 도와주는 중.
입지와 가격은 괜찮음. 그런데 가족의 신용 이슈와 현재 정부가 강하게 추진 중인 스트레스 DSR 등의 문제로 쉽지 않은 난관에 봉착 중. 어떻게 해결 되고 입주 하게 되면 또 팔로업 포스팅을 쓰겠음.
정리하자면,
- 부동산은 타이밍과 공부, 그리고 촉이 모두 필요한 종합 예술 종목.
- 특히 우리나라 부동산 정부 정책은 수시로 바뀌며 상방을 계속 누르고 있는 상황이니, 여러 책이나 유튜브 보며 공부 하되 꼭 그대로만 가라는 법은 없으므로 유도리 있게 대처할 필요 있음.
- 요즘 회사들 해고/layoffs들 많은데, 퇴직금 받아서 괜히 창업한다고 모르는 분야(특히 요식업 ㅠㅠ) 에 맨땅 헤딩 하지 말고
- 평소 봐두던 입지 좋은 분양권 사서 천천히 부동산 자산 몸집 불려 나가는 것이 멘탈 건강과 정석적인 자산 포트폴리오 키우기에 맞다고 생각 함 (개인적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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